10여 년간의 시민단체 활동을 청산하고 새로운 각오로 도전했던 취업활동은 8개월 만에 폐업이라는 원치 않는 결과로 종지부를 찍고 말았다. 하지만 이 일이 계속 되었다 한들 내 스스로 견딜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뚜렷한 목표를 두고 시작했던 시민단체 활동의 중단은 마치 목표를 잃은 배와 같게 했으며 주인을 잃은 양떼와도 같게 하였다. 이리저리 궁리 끝에 '이 참에 공기 좋은 시골마을에서 공동체 생활을 해야지…,' 하는 과거의 목표를 이루어야 할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소문 끝에 찾은 곳은 서해안 고속도로 발안 인근의 야마기시라 불리는 산안마을 이었다.
서울에서 출발한 나는 사당역에서 직행버스로 이동했다. 아직 눈이 채 녹지 않았고, 추운 날씨를 감안한다 해도 1시간 남짓이면 발안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발안까지 마중을 나와주신 윤성열 어르신을 본건 그때가 처음이다. 목소리 만으로도 짐작은 했지만 어르신을 보는 순간 인자한 웃음과 여유는 악바리 같은 나에게 까지 편안함을 안겨 주기에 충분한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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